김혜순 브릿지
전시명:김혜순 브릿지
장소 : 트렁크 갤러리 (Tel. 02-3210-1233)
기간 : 2016 년 3 월 3 일 - 3 월 29 일
참여작가 : 윤석남(화가), 박영숙 (사진가), 정정엽(화가), 권은선(영화), 윤희수(화가), 류준화(화가), 방정아(화가), 김정욱(화가), 이피(화가). 김미루(사진가)
미술인들의 시 낭독회 : 2016년 3월 3일 19시 자유참가자들의 시 낭독회 : 2016년 3월 10일 19시
트렁크 갤러리에서는 3월 3일부터 시인 김혜순의 시 낭독회와 함께 김혜순을 기리는 미술인들의 작품들이 같이 전시 된다.
시인 김혜순(http://www.poetkimhyesoon.com/)은 지금까지 11권의 시집을 출간 했다. 올해 초 김혜순은 시집 <피어라 돼지, 문학과 지성사>, 시산문집이라고 이름 붙여진 <않아는 이렇게 말했다 Thus spoke ‘don’t’, 문학동네>, 곧 이어서 그녀는 <심장의 해변(부제, 서울, 사자의 서)>라는 장시(長詩)를 출간할 예정이다. 김혜순의 시집은 영어, 불어 등 여러 언어로도 번역되었다.
김혜순 시인과 미술인들과의 공동 작업은 우리나라 여성미술사와 민중미술사의 중요한 작업으로 자리 매김 된, 1988년 <우리 봇물을 트자>로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트렁크 갤러리는 <김혜순 브릿지>전을 통해 1988년부터 연대해 온 미술인들이 2016년 3월 현재의 김혜순 시를 기리며 작업한 작품들을 트렁크 공간에 걸고, 그 곳에서 김혜순 시 낭독이 진행되는 또 다른 경험의 시간이 될 것이다.
김혜순의 시들은 무엇보다 가시적이고, 표피적인 여성성보다는 시라는 장르와 연계된 깊은 여성 존재의 인식을 드러내는 시를 씀으로써 우리 미술인들(특히 여성 미술작가들)에게 깊은 인식적 변화를 유도하였다. 김혜순의 시론집 <여성이 글을 쓴다는 것은(연인, 환자, 시인, 그리고 너), 문학동네>은 여성 미술인들에게 어떤 개안의 사건이 되는 저작이었다. 그리하여 트렁크 갤러리에서는 김혜순의 작업과 만나고 대화하는 전시를 기획하여 개최하고자 한다. 아울러 2016년에 출간된 김혜순의 시집들을 함께 읽는 시간을 통해 작금의 한국에서의 시공간을 통과해 가는 ‘시적 사건’, ‘미술적 사건’을 경험해 보고자 한다. 전시된 미술 작품들 중에는 김혜순을 직접 제작한 것도 있고, 김혜순의 시와 대화를 나눈 작품들도 있다. 트렁크 갤러리에서는 미술 작가들 스스로가 작품을 전시함과 아울러 그들 자신이 김혜순의 시를 읽는 시 낭독회를 2번에 걸쳐 작품들 곁에서 개최할 것이다. 이 전시를 통하여 한국의 지금을 이미지로 통과해 가는 시와 미술 작품이 대화하고 서로 스며드는 현장을 목도하고, 기록해 두고자 한다.
*참조 : 김혜순에 대하여(이광호, 문학평론가)
김혜순이라는 이름은 하나의 ‘시학’이며, ‘김혜순 시학’은 하나의 공화국이다. 이 시학은 멈추지 않는 상상적 에너지로 자신을 비우고, 자기 몸으로부터 다른 몸들을 끊임없이 꺼내왔다. 그래서 ‘김혜순 시학’은 단지 여성시의 전범이라는 데에 머물지 않았다. 끊임없이 사랑을 갈구하고 음모를 꾸미는 계모처럼, 두려움을 뚫고 낯선 세계에 몸을 던지는 철없는 공주처럼, 그렇게 다른 시작의 순간들을 실행해왔다. 동시대의 여성시인들이 김혜순 공화국의 시민들이었으며, 특히 2000년대 젊은 시인들의 언술 방식과 김혜순 시학의 상관성은 보다 긴밀해 보인다. 독창적인 상상적 언술의 가능성을 극한으로 밀고 나간 김혜순 시학은, 언제나 자기 반복의 자리로부터 몸을 빼내 야반도주했다. 그 자리에 남은 것은 ‘움직이는 부재’의 흔적일 뿐. 그들이 경배한 ‘김혜순 공화국’의 자리에 김혜순은 없다. (이광호, <나, 그녀, 당신 그리고 첫>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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